[분류별 야설] [SM] Episode - 2부 1장 - 딸타임

[SM] Episode - 2부 1장

들어가기 전에 잠깐 말씀 올립니다.

지금 올리는 글은 전체의 연속성(?)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지내다보면 그때그때 생기는 에피소드를 꺼내놓는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SM이니 변태니 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분들에게는 아마 와닿지않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에 SM을 다시 집어넣었으니, 괜한 클릭은 하지 않으시겠지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입니다. ^^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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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뭔가를 들고 나타난 그.



원래 좀 엉뚱한 데가 있던 그였던지라 이제는 새삼 놀랄것까지야 없음을 알고 있는 그녀는 그래도 혹시....? 하는 두려움까지 생길 정도였다.

가만보면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어쩔 땐 어이없다 싶을 정도로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는 그였기에....



오늘 그는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는데......설마 벌 줄 건수를 찾아내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보고 있자니.



주섬주섬.....



"눈감아."



눈까지 감게 하니 평소에도 호기심많은 그녀는 더욱 궁금해지기만 한다.

뭔가가 코앞에 까지 와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낄 즈음.



"눈 떠~."



"앗~!....이건....."



놀라움과 기쁨으로 눈이 동그래진 그녀.

그녀의 눈앞에는 마치 그녀의 눈이라도 찌를 듯, 뾰족한 구두가 그의 손에 매달려 있다.

분명히 일전에 둘이서 봐 두었던 그 구두였다. 설마했는데 정말로 사다니....

그가 좋아하는 스타일...높지만 가느다란 뒷굽과 역시 뾰족한 앞코를 가진.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우러나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런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 또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낀다.



그러나.... 왜 하필 구두를 그녀의 바로 눈앞에 들이대고 있을까.

그녀가 의아해할 사이도 없이 그는 입을 연다.



“키스해.......”



어딜 키스하란 말인가?

설마 구두에?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녀는 두 눈만 동그랗게 뜨고, 그를 올려다 본다.

샐쭉 웃는 모습이 행복함의 힘겨루기인 듯.....



“에헤헤~ 어디에다 해야 되죠~?”



"으응~~? 히힛.."



천진난만, 장난스럽게 웃는 그녀. 그의 심술을 자극하는 것일까?

그가 하이힐을 좋아하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쿵저러쿵 둘이서 놀이하는 이야기들까지 많이 했던 것인데...



“오호~ 나의 기대를 넘어서려고 한다~ 이거지? 좋아. 그렇다면~!”



아. 역시 이 남자의 엉뚱함을 자극해버린 것일까.

도대체 뭐가 기대고...뭐가 좋다는 건지.



그녀는 순간 힘겨루기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하기사 애초에 겨루긴 뭘 겨룬단 말인가.

괜히 모르는 척 했다가 그를 더 자극하는 꼴만 됐으니...하지만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은근히 달아오르는 자신을 느끼는 그녀였다.



‘에휴....휘말렸어!’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입을 열었다.



“흠.....생각을 바꿨어. 그냥 구두에 입술만 갖다 대는 걸 보려고 했는데...하핫.”



“어디다 해야할지 모른다고 그랬지? 일단은~.........."



"중얼중얼중얼......"



그의 이야기가 진행이 될 수록, 그녀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져 간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끝이 났을 즈음... 그녀의 속마음은 모르나, 이미 드러난 그녀의 표정은 황당함으로 울상이 되어 있었다.



"알았지?.."





“히잉~~~......”



그녀의 반항아닌 반항.

그녀가 원하지 않거나, 투정을 부리거나, 또는 애교를 부리거나...그럴 때 나오는 소리.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반항아닌 반항일 뿐. 다른 의미로는 이미 그의 말대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이기도 했다.

정말 못하는 것은 진지하게 말하는 그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그는 새삼 그녀가 귀엽고 예뻐보임을 느낀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이 여자.....’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하며, 그는 구두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의자 위에 털썩 주저앉아 그녀를 쳐다본다. 약간의 장난기어린 미소와 기대에 찬 눈빛....

세상에. 무슨 재미난 쇼를 구경하는 듯한 표정이다.



‘으휴....저 심술.....그나저나 어떻하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바닥의 구두로 두 손을 가져간다.

이상했다.

수치스럽고 난감할 상황이면서도, 한편으로 마치 장난치는 아이가 되버린 것 같은 이 기묘한 즐거움은 또 뭔지.....



평소의 그녀라면, 그녀가 구경거리가 되는 이런 상황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더구나 말도 안되는 이상한 짓이 아닌가. 그런데 그것이 무척 자연스럽다는 것이.....



똘망똘망한 성격에 또래들의 대장(?)급인 그녀인데 지금 상황을 누가 본다면, 보면서도 믿을 수 없어 할 일이다.

오죽하면 그녀 스스로도 신기해할까.....

하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요즘 그녀는 뭔가 잃어버린 것을 찾은 듯한 충만함과 행복함에 젖어 있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가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양손으로 구두를 받쳐든 그녀...

난생 처음 해보는 일.



게다가 저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다니. 부끄러움인지 두 볼이 조금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다.

두근두근.....희한하다. 가슴까지 뛰는 걸 느낀다.



그녀 또한 하이힐에 대한 묘한 느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했던 말만큼 생각한 적은 기억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해준 말대로 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듯(?) 그렇게 하려 한다...



새삼 그의 앞에만 있으면 변하는 자신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는 그녀였다.



약간의 호기심과 들뜬 마음....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그가 좋아할 것을 생각하며, 그녀는 무슨 결심을 한 듯 혀를 꺼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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